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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의료봉사 잘 다녀왔습니다.
작성일: 2003-04-09 조회: 5502


한길의료재단 의료팀(단장 최기용 병원장)은 지난 3월28일부터 4월4일까지 7박8일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시에서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의료팀은 이 기간동안 백내장 수술 79명을 비롯, 모두 99명의 환자를 수술하고 8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여 우즈벡의 고려인과 현지인들에게 밝은 빛을 되찾아주었습니다.

김포한길안과의 강신욱원장(사진)은 도착 다음날부터 구름같이 밀려드는 외래 환자를 진료하느라 오후가 되면 늘 파김치가 되곤 했습니다. "김포에서 많은 환자를 봐왔지만 이렇게 환자들의 상태가 심각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의료수준이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는데다 가난한 사람이 많아 그런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의료팀이 진료 캠프를 차린 IACD 열방병원 입구는 이른 새벽부터 우즈벡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들로 매일같이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진료 첫날부터 수술 강행군이 이어졌습니다.
환자들의 상태가 너 나 할 것이 심각했기 때문에 더 지체하면 실명할 수도 있는 환자들부터 우선적으로 수술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수술은 시작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현지인들의 눈 상태가 워낙 나빠 국내에서와는 다른 수술 기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오전 8시에 시작된 수술은 밤 10시가 돼서야 겨우 끝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일정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내는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수백키로 떨어진 곳에서 찾아와 새벽부터 기다린 환자들을 외면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밤이 늦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타쉬켄트에서 400KM떨어진 사마르칸트에서 새벽길을 밝히며 오로지 눈을 떠야겠다는 일념으로 우리 의료진을 찾은 35세의 아기 엄마인 아지자씨는 "이제 아이들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있게 되었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78세 되신 고려인 박리나 할머니는 "내 조선사람 올 때까지 기다렸지. 이렇게 잘 볼 수 있어 기가 막히도록 고맙지. 내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니까. 하늘만큼 감사하오"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다 나중에는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또 한편 저는 거기에서 우리 민족사의 끝나지 않은 아픔을 가슴저미도록 느끼야 했습니다. 일제 침탈기에 일제의 징용으로 강제로 사할린으로 끌려갔다가, 구소련의 스탈린치하에서 중앙아시아의 대초원으로 짐승 취급을 당하며 강제 이주해 수난의 역사를 살아온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그들의 후손들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운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그들은 타고난 근면함과 노력으로 대개 잘 살고 있었습니다.

이제 5월말쯤이면 우리 한길의료재단이 우즈벡 타쉬켄트에 건립중인 자선병원이 문을 열게 됩니다.이번에 수술받지 못한 많은 환자들은 그때 수술받게 될 것입니다.

한길안과병원이 우즈벡에서 행한 의료봉사는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저는 우리 병원이 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시작한 이같은 작은 일이 우리나라 안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보다 못사는 지구촌 곳곳에서 많이 벌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여기에 그 기막힌 사연을 다 소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의료단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저는 이번의 뜻깊은 의료봉사 여정을 제 기억의 창고에 소중히 간직하려 합니다.
비록 몸은 고달팠지만 나도 모르게 내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뭉클하게 솟아오른 사랑과 봉사의 마음, 그리고 힘든 줄 모르고 실천하면서 느꼈던 가슴벅찬 감동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번 여정에서 고생하신 우리 병원의 해외의료봉사단원 모두와 의료장비를 협찬해주신 서광메디컬, 그리고 의약품을 기증해주신 협력 제약사 사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2003. 4. 20
김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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